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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수아비 11회 (타임점프, 1인2역, 진범)

by 지니플레이스 2026. 5. 30.



드라마 한 편이 30년 시간을 건너뛰는 순간, 보는 사람도 같이 숨을 멈추게 됩니다. 저도 지난 10회 엔딩에서 강태주가 생매장 당하는 장면을 보고 잠시 멍했습니다. 그리고 11회 예고를 확인하자마자, 이게 단순한 수사극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.

1.30년 후 현재, 타임점프가 만드는 서사 구조


'허수아비'가 11회부터 본격적으로 2019년 현재를 배경으로 전환합니다. 1988년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30년을 건너 2019년으로 이동하는 것인데, 이 방식을 드라마 용어로 타임점프(Time Jump)라고 부릅니다. 타임점프란 서사의 흐름 속에서 시간을 급격히 건너뛰어 과거와 현재를 대비시키는 서술 기법으로, 인물의 변화와 사건의 여파를 동시에 드러낼 수 있어 미스터리 장르에서 자주 활용됩니다.

제가 직접 10회까지 보면서 느낀 건, 이 드라마가 타임점프를 단순한 시간 이동이 아니라 인물의 '죄의 무게'를 시각화하는 장치로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. 30년이 지난 뒤 차시영이 국회의원이 되어 있다는 설정은, 그 오랜 시간 동안 진실이 얼마나 깊이 묻혀 있었는지를 단 한 컷으로 보여줍니다.

공개된 스틸컷 속 차시영의 표정이 인상적입니다. 권력의 자리에 올랐지만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. 30년 전 윤혜진의 시신을 은닉했다는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공포감이 얼굴에 배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. 저는 이 장면 하나가 지금까지 쌓아온 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.

11회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.

- 강태주와 차시영의 30년 후 재대결 구도
- 진범 검거 이후에도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차시영의 심리
- 프로파일러 강태주의 공식적인 프로파일링 결과가 차시영에게 미치는 파장
- 신문사 노이즈 컷의 인턴기자 차영범의 등장과 그 역할

드라마 서사 구조에서 이런 방식은 내러티브 아이러니(Narrative Irony)라고도 불립니다. 내러티브 아이러니란 독자나 시청자가 인물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, 그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게 만드는 서술 전략입니다. 우리는 이미 차시영이 무엇을 숨겼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, 그가 국회의원 명함을 들고 당당히 서 있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배가됩니다. 제 경험상 이런 구조를 제대로 쓰는 드라마가 드문데, '허수아비'는 그걸 꽤 정교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.

2.1인2역 송건희, 그리고 진범 서사의 완성


이번 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차영범의 등장입니다. 30년 전 강성 연쇄살인사건 불법 수사의 희생자인 이기범과 꼭 닮은 청년, 차영범. 이기범 역을 연기했던 송건희가 1인2역으로 다시 스크린에 등장합니다.

1인2역이란 한 배우가 서로 다른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하는 방식으로, 단순한 캐스팅 묘수를 넘어 두 인물의 연결고리를 시청자에게 암시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. 제가 직접 이 소식을 접했을 때,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닐 거라는 직감이 먼저 들었습니다. 차영범이 서지원이 창간한 신문사 노이즈 컷의 인턴기자라는 설정도 의미심장합니다. 강성일보 출신 기자가 만든 매체에, 희생자와 닮은 청년이 들어온다는 건 30년 전 사건이 단순히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.

'허수아비'의 모티브가 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은 실제로 대한민국 범죄 수사 역사에서 가장 긴 미제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.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, 2019년 DNA 재감식을 통해 이춘재가 최종 범인으로 특정되었습니다([출처: 경찰청](https://www.police.go.kr)). 드라마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삼으면서 '진범은 잡혔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또 다른 피해자들'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저는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.

DNA 재감식이란 과거에 확보한 생물학적 증거물에서 유전자 정보를 다시 추출하여 기존 분석 결과와 비교하는 법과학 기법입니다. 이춘재 사건에서 이 기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, 드라마 속에서도 오래된 증거와 진술들이 다시 발굴되며 진실의 퍼즐을 맞춰가는 구조가 실제 수사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.

한국 드라마 속 실화 모티브 범죄극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, 저는 이 드라마가 단순히 사건의 스릴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건이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30년 단위로 추적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위에 있다고 봅니다. 실제로 미디어 비평 분야에서도 실화 기반 드라마가 피해자 서사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작품의 질을 결정한다는 시각이 있습니다([출처: 한국콘텐츠진흥원](https://www.kocca.kr)).

11회를 앞두고 솔직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. 타임점프 이후 드라마가 늘어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. 그런데 공개된 스틸컷과 제작진의 코멘트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. 인물들의 30년 후 관계 변화를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내세운다는 건, 사건 해결보다 사람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처럼 들렸습니다.

11회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진실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, 그리고 차영범이라는 인물이 이 이야기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가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. 매주 월화를 기다리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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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: https://m.entertain.naver.com/drama/article/241/0003511683

‘허수아비’ 30년 후…송건희 ‘1인 2역’ 재등장, 정체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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